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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틀+거림의 철학
  • 윤여운 | 2018.04.10 10:37 | 읽음 : 21893
  • 명상 에세이(6)

     

    #꿈틀거림의 철학#

     

    꿈+틀+거림(ing).

    ‘꿈’은 늘 현실보다 앞선다. 봄이 오면 당연히 움이 트는 것으로 알지만 새싹은 겨우내 망울 속에 쪼그려 앉아 꿈을 머금고 있었다. 꿈은 그런 것이다. 형상화되기 훨씬 전부터 꾸는 것이다. 그래야만 때를 만나 기지개를 켤 수 있다. 고달픈 나머지 꿈이 없으면 새싹도 열매도 없다.

    ‘틀’이 없는 꿈은 위태롭다. 여린 속살이 눈보라에 그대로 노출돼 피어나지도 못하고 얼어터지기 때문이다. 틀은 속박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보호막임을 알 수 있다. 틀은 제도이자 사회구조다. 좋은 틀로 바람직한 꿈을 보호하고 때에 맞춰 열어줘야 한다.

    ‘거림’은 어떤 상태가 계속됨을 뜻하는 접사 ‘거리다’의 동명사형이다. 이 ‘거림’을 제대로 해야 비로소 꿈이 트인다. 시늉만 해서는 안 된다. 꿈틀꿈틀, 꿈틀거림은 그만둘 수 없는 생명력이다.


    혁명의 계절 4월에 지상의 모든 생명들, 저마다 한껏 꿈틀거릴지어다!

     

     

     

    글, 사진 : 김종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