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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깊은 마음의 생태학』 치유숲지기 2018.08.20 23:35 22591

 

인문학의 거목(居木), 그 견자의 지혜"

 

김우창 지음 

김영사 | 2014년 03월 20일 출간

 


 

♣ 치유숲 리뷰

『깊은 마음의 생태학』김우창 교수 강연회에 다녀와서,

강원도 태백산 정상 부위에 주목 군락지가 있다. ‘살아서 천 년 죽어서 천 년’을 누린다는 주목. 붉은 둥치는 오랜 세월을 견디며 어느덧 하얗게 변모했다. 신선의 풍모다. 단군 고사에 등장하는 신단수가 아닐까 싶다. 두 팔을 벌려 꼭 끌어안아 보았다. 천 년을 버틴 나무에서 강한 생명력이 전해졌다. 속이 텅 빈 나무는 스쳐가는 바람도 받아들여 깊은 울림을 만든다. 시간을 초월한 눈빛으로 묵묵히 세상을 굽어보는 견자의 모습 그대로다.

지난 9일 저녁, 서울시청 시민청홀. 『깊은 마음의 생태학』강연회에서 만난 김우창 교수에게서 나는 주목의 모습을 보았다. 78세의 노교수는 강단 중앙에 앉아 묵묵히 참석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인문학의 위기? 인문학의 희망? 모두가 나의 삿된 생각일 뿐이다.
사무사(思無邪)! 
‘생각이 바라 삿됨이 없음’은 일찍이 공자가 『시경』의 시 300편을 고르면서 한 말씀이다. 김우창 교수는 그 말을 정언명령 삼아 조용히 실천해온 인문학자다. 

그의 강연은 짧았다. 이미 할 말을 글로 다 옮겼으니 보탤 말이 없다는 듯. 누군가는 권위적이고 도도하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문득, ‘오늘의 생각이 내일이면 바뀔지도 모르니 오늘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는 어느 고행자의 모습이 떠올랐다. 김우창 철학의 핵심은 ‘마음[心學]’이다. 깊은 마음이란 ‘한 번 더 생각하는 마음’이다. 이 같은 숙고는 세계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자아 속에서 계속 넓어지고 깊어져, 나와 너, 나와 세계, 나와 자연과 우주를 상응시키는 놀라운 일을 벌인다. 내 작고 사소한 마음의 움직임 하나가 결국 우주의 깊은 마음, ‘우주적 윤리’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어느 참석자가 물었다. 
“삶에 대한 의지도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희박하다는 건 반생명적인가? 어떻게 살아야 옳은 삶인가?”
아마도 생의 의지가 부족한 자신에게서 ‘존재론적’ 두려움을 느끼는 참석자였던 것 같다.
김우창 교수의 굳게 닫힌 입이 열렸다. 
“그 정답은 아무도 모른다. 우리는 모두 조금씩 배워가며 어렵게 살아간다. 모르면 물어라. 모르면 책을 통해서든, 선배나 스승에게든 물어보고, 물은 뒤 선택하고, 선택하여 조심스럽게 행동하다보면 저절로 ‘윤리적인 삶(우주를 지배하는 원리)’에 이른다. 꼭 맞는 답은 아닐지라도 대략 자기에게 맞는 삶을 살게 될 것이며, 올바른 큰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인생을 아끼며 사는 방법이다.”

인문학의 단점은 짧은 질문도 짧은 답도 없다는 사실이다. 단 두 번의 질의응답에도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결국 시민청홀 퇴실시간에 쫓겨 강연회가 서둘러 끝났다. 잠시 저자 사인회 시간이 주어졌다. 흔치 않은 기회임을 직감하고 얼른 앞으로 나섰다. 『깊은 마음의 생태학』 첫 장을 펼치고 노교수의 앙상한 손아귀가 그려내는 이름 석 자를 바라보았다. 힘없는 무미건조한 글씨체에서 노학자의 삶을 관통했을 묵직한 인내와 지독한 무료함을 보았다. 천 년과도 같았을 생의 시간, 그 인내와 노력이 김우창 교수를 한국 최고의 인문학자로 만들었고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돈에 눈멀어 아무 죄 없는 학생들의 생명을 내팽개치는 탐욕스런 사람들!
껍데기만 치장하며 몸피만 불리는 반(反)생태학적 삶이 횡행하는 현실!
부박한 삶을 고상하게 포장하려고 인문학을 이용하는 추세까지 유행한다. 
백발의 노교수는 조용히 읊조린다.
“바람결에 들리는 소리를 잘 들으면, 거기에는 정적으로부터 나오는 쉬지 않는 전언(傳言)이 있다. 그로부터 삶에 대한 대긍정, 삶과 죽음, 우주의 비인간성과 삶의 소망 사이에 존재하는 삶에 대한 대긍정이 나온다.”
지극히 사소한 내용 같지만 우리가 잊고 사는 최고의 가치가 아닐 수 없다. 태백산 정상을 지키는 주목의 나지막한 목소리와도 같은 노교수의 잠언이 온 누리에 퍼져 공명하길 바래본다.

 


 

출판사 서평

현존하는 한국 최고의 인문학자 김우창 교수의 오랜 통찰과 사색으로 완성한 기념비적 명저! 
동서양 최초로 ‘이성과 마음’의 문제를 생생하게 파헤치며 생태인문학을 연 첫 책!
 
우리 인문학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린 학인(學人), 김우창 교수의 최신작. 그의 가장 아름답고 정교하고 심오한 사유가 펼쳐내는 깊은 마음의 구조에 대한 놀라운 탐구! 이 땅이 배출한 ‘인문학의 거인’ 김우창이 평생 학문의 주제로 견지한 반성적 사유와 성찰적 지혜가 마침내 닿은 곳은 바로 ‘깊은 마음의 생태학’이다. 김우창 교수의 이성에 대한 오랜 심미적 사유가 ‘깊은 마음의 생태학’이라는 보다 집중적인 틀을 얻어 인간중심주의를 넘어서는 전혀 새로운 인문학-생태인문학을 탄생시켰다. 문학, 철학, 경제학, 사회학, 수학, 생물학 등을 총망라한 압도적 지식, 눈부신 통찰을 통해 ‘이성과 마음’의 문제를 생생하게 파헤친다. 동서양 최초로 마음에서 작용하는 이성의 탄생과 진화를 생생하게 그려낸 역작으로, 김우창 후기 사상의 대표작이자 인문과학의 핵심 과제를 제시한 책이다.

 


 

목차

머리글 

1부 깊은 마음의 생태학 
1장_확신과 성찰 
1 서언 
2 신념과 관습 
3 의례와 이성의 양의성 
4 형성적 통일 

2장_이성의 방법과 서사 
1 데카르트의 방법과 삶 
2 데카르트의 실천 철학 
3 이성의 삶 

3장_ 삶의 지혜 
1 심정적 윤리와 사회 
2 프로네시스와 이성 
3 합리성과 숨은 이성 
4 이성과 가치 

4장_성찰, 시각, 실존 
1 정의와 이성 
2 문학과 사회 그리고 개인 
3 존재론적 이성 

5장_해체와 이성 
1 시에 있어서의 해체와 형성 
2 사유에 있어서의 해체와 형성 

6장_직선의 사고와 공간의 사고 
1 깨우침과 일상 
2 심미적 관조와 현실 세계 

7장_산에 대한 명상 
1 산의 지각 
2 산의 의미 

8장_진리의 길: 부정과 긍정 
1 방법적 부정과 부정의 체험 
2 실존의 모험 
3 부정의 체험-몽테뉴 등 
4 부정의 체험-퇴계 등 
5 대긍정 
6 과정 속의 이성 

2부 인간중심주의를 넘어서 
1장_진화와 인간: 혼돈의 가장자리 
1 이미지 
2 사회생물학적 유추 
3 진화론과 이데올로기 
4 필연성과 예측 불가능성 
5 시간의 원근법과 관찰범위 
6 카오스, 공진화, 메타다이내믹스 
7 가치, 사실, 과학 이데올로기 
8 존재의 열림 
9 큰 마음 

2장_진실, 도덕, 정치 
1 사물과 시 
2 물질적·사회적 쓸모 
3 도덕 
4 정치 
5 정치와 사고의 유연성3 
6 역사 
7 보편성과 실존적 균형 
8 문학의 진실과 보편성 

3장_삶의 공간에 대하여 
1 삶의 질서 
2 좋은 삶과 작은 공간 
3 큰 삶과 작은 삶 
4 나날의 성실 
5 상호의존성 
6 문명화 과정 
7 예(禮)의 강제성 
8 평정된 일상 

4장_깊은 마음의 생태학 
1 제도와 마음 
2 깊이의 생태학 
3 세계와실존의깊이 
4 건축과 도시의 깊이/ 깊은 공간 
5 생각의 깊이/ 마음의 여러 작용 

5장_사람을 안다는 것에 대하여 
1 다른 삶에 대한 호기심 
2 아는 것, 모르는 것, 믿는 것 
3 무한한 무상성

 

 

 

전북 진안군 정천면 봉학로 171-22 (봉학리688) [55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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